<<신종 플루와 프로폴리스>>

국내 최고의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환종교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가 세계로 퍼지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A가 대유행병(팬더믹;Pandemic)으로 간다면 오는 10월께 수많은 인류가 목숨을 잃는 대재앙이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과거의 대유행병을 분석해보면 시간에 따라 일정한 사이클을 유지해왔다.  발병 초기에는 비교적 적은 수의 사망자가 생기고 곧 사그라졌다. 그 후 몇 개월 동안 비교적 잠잠하다가 어느 순간 사망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만일 이번 인플루엔자A가 대유행병으로 이어질 경우 시기적으로는 오는 가을(구체적으로는 10월쯤)이나 그 이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 재앙이 올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이런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 5월 12일 발간된 시사저널에서 밝혔다.

 대유행병의 대표적인 사례는 1918~19년에 세계적으로 약 5천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이다. 1918년 6월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매주 1천명 당 10~20명의 사망자를 내며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었으나 사망자 수는 한 달 만에 줄어들었고, 이후 여름 동안 발병률은 뚝 떨어졌다. 하지만 그해 10월초 사망자 수가 갑자기 늘면서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월 한달 동안만 미국에서 19만5천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수는 11월 중순을 고비로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서 1919년 1월이 되어서야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다가 3월에 다시 한 번 사망자가 소폭 증가했고, 4월 중순까지 이어졌다.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대규모로 인명을 앗아간 3단계 피크가 일어난 것이다. 이 3단계 피크는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등 세계 각국에서 동일하게 일어났다. 

 문제는 바로 이번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이 1918년의 첫 번째 피크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대유행병은 일정한주기로 나타났다. 스페인독감(1918년), 아시아독감(1957년), 홍콩독감(1968년), 러시아독감(1977년), 조류독감(AI,1997년), 사스(SARS,2003년) 등 10~40년을 주기로 발생하고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렇게 그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로는 1918년에는 인구가 18억명 이던 것이 2004년에는 약 59억명으로 3배로 증가했다. 또 과거에는 도보나 철도로 이동했지만 지금은 비행기로 대규모로 멀리도 순식간에 이동한다. 과거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4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3~4일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만 한 해 평균 100만명의 독감환자가 발생하고 3만명이 사망한다. 그때마다 독감백신을 만들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진다.   인간이 바이러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종 때문이다. 변종 바이러스는 천의 얼굴이라고 불릴 만큼 자주 변화하며 증식한다.  흔히 독감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RNA라는 유전물질이 있다. 이 물질을 이용해 복제하면서 증식한다. 그런데 RNA의 유전자 구조는 DNA에 비해 불안정하기 때문에 복제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쉽게 발생한다. 다시 말해 잘못 복제됨에 따라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생기는 것이다. 같은 A형 독감이라 해도 해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헤마글루티니(H)와 뉴라미니데이즈(N)이라는 단백질이 있다. H에는 16종류(sub type), N에는 9종류가 있다. 이것들이 각각 조합을 이루면 이론상 H1N1부터 H16N9까지 총 144종의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2003년에 유행했던 조류 인플루엔자(AI)의 경우 H5N1이었으며 이번에 발생한 인플루엔자는 H1N1으로 분류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으로부터 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포유류와 일부 조류를 숙주로 삼아 번식한다. 동물마다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이다.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에 일부는 종간벽(interspecies barrier)을 넘나든다.  사람과 개, 돼지와 새 사이에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오고가는 것이다.

 종간의 벽을 허물고 돌아다니는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이중, 삼중으로 겹치기까지 한다. 이번 신종플루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람, 돼지, 조류 인플루엔자가 복합되었다. 더욱 복잡한 관계로 탄생한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적자생존의 규칙에 따라 더욱 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나타날 수 있다.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만드는 매개체도 비단 조류나 돼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애완동물이나 그 어떠한 동물을 통해서도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탄생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신종플루의 유일한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백신인 ‘타미플루’의 주성분은 향수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상록수 교목 스타아니스(star anise; 붓순나무)의 목질부분에서 추출한 쉬킴산(shikimic acid)이다.  중국요리 특유의 톡쏘는 냄새를 띄게 하는 대표적인 감초격 향신료로 꼽히고 있는 팔각향을 만들 때도 스타아니스 추출물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타미플루' 10캡슐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13g(0.46온스)의 스타아니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쉬킴산은 ㎏당 가격이 200~250달러, 파운드당 90~113달러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합선 제조법이 개발되어 여러 제약사로부터 합성이 되기 시작하였다.

 이 타미플루의 작용 메커니즘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들어가고자 할 때 세포의 수용체가 붙는 표면의 홈을 먼저 메꿈으로서 결국 숙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여 증식을 억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러하듯 지구상에 바이러스를 직접 사멸하는 그 어떠한 의약품도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이다.

 얼마 전 한국식품연구소에서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가 조류독감(AI)를 억제한다는 보고를 한 적이 있는데 참여한 연구원들은 그 메카니즘을 규명하지는 못하고 ‘특정한 바이러스에 대항하지는 못하고 면역증강을 통해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오히려 특정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것보다 다양한 변종에도 면역증강을 통해 저항 한다는 점이 더 큰 장점이라는 설명을 덧 붙였다. 

 프로폴리스는 그 유래가 식물에서 채취된 플라보노이드 화합물과 페놀화합물 등이 생리활성을 갖는 물질이다. 마치 베타카로틴이 비타민A의 전구체이듯이 타미플루의 주성분인 쉬킴산(shikimic acid)은 프로폴리스의 주성분인 플라보노이드의 전구체이다.  즉, 쉬킴산이 플라보노이드로 일부 전환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폴리스는 타미플루가 갖는 일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김치가 갖는 면역증강 효과도 함께 가지고 있어 대재앙을 가져 올 지도 모르는 신종플루에 대비하여 많이 애용될 시대가 도래 하고 있는 것이다.